NOTICE  |  뭐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2탄이 나왔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군

-----------------------------------------------
소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신따그마 광장에 내렸는데 시간은 8시 반도 안되었다. 그래서 지도를 살짝 보고는 제우스 신전이 몇 블럭 떨어져 있지 않길래 캐리어 돌돌거리면서 다녀왔다.

 
신따그마 광장에 내려 가장먼저 찍은 사진(뭔지도 르고 찍었는데 국회의사당 건물이다)


시내 한가운데에 그런 유적이 있는게 신기하더라. 그리스는 그렇다. 그냥 주택가를 빈둥빈둥대며 지나가다  갑자기 좀 넓은 공터가 나온다 싶으면 유적지다. 지하철 공사하다가 유적지가 발굴되고, 주택공사 하다가 신전터가 나오고 뭐 그런 식이다.

 
여기가 지하철 공사하다 발견된 유적지



나중에 만났던 한국인 가이드분이 말씀하시기를 그리스사람들은 선조를 잘 만나서 그들이 남긴 유적을 팔아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조들이 남겨준게 없으니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건가. 괜히 씁쓸해지는 대목이다.

제우스 신전에서 사진 실컷 찍고 왔다. 혼자서 셀카 찍고 있으니깐 한 아주머니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ㅋㅋ

신전 아래쪽에도 목욕탕 터 같은게 남아있어서 가려했더니 웬 사나운 개 두마리가 짖으면서 달려들었다. 내심 긴장했지만 짖기만 하고 물거나 그러진 않더라. 휴. 그래도 그 커다란 개를 풀어두며 키우다니 -_ㅡ;

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리스엔 개가 엄청 많다. 조그만 애완견도 아니고 커다란 개들인데, 도로에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고, 중간에 퍼져있기 십상이어서 쇼윈도를 보며 지나가다보면 밟기 딱 좋다. 조심하자.

오른쪽에 보이는 이 길이 제우스신전에서 아래쪽 유적지로 향하는 길이다. 집채만한 개 두마리가 있던 곳



















다시 신따그마로 와서는 국회의사당 앞 무명용사 기념비앞에서 매시간 있는 근위병 교대식을 살짝 구경해주었다. 그 유려한 발놀림이라니.

무명용사의 무덤 앞에서의 근위병 교대식


소장님께서 야간열차티켓을 주시고 궁금한거 다 물어보래서 물어봤더니 준비를 제대로 안했다고 구박주셨다. -_ㅜ 난 그런 꽉짜인 여행은 싫다구요! 쉬러가는 여행인데 시간에 쫒겨서 지칠수는 없잖아요.

소장님 옆자리 책상에서 인터넷을 좀 하다가 크루즈 탑승법이랑 1일코스 패키지 알아보고 12시쯤 나왔다.

숙소 때문에 한식당 '도시락'에 갔더니 나보다 살짝 어려보이는 한 여학생이 밖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나도 뭐뭐가 있는지 보려고 메뉴판 옆에서 서성이면서 '참 비싸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여학생이 대뜸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었다. '네, 음식이 참 비싸네요..' 그런 얘기를 좀 하던 중이었는데 대뜸 '음식 하나랑 밥 추가해서 같이 먹을래요?' 그러는거다. '아 이거 고수로구나!' 생각하고 '네 그러죠' 했다. ㅋㅋ

식당에 들어가서 김치찌개에 밥을 추가해서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정말 여행고수였다. 말을 들어보니 도시공학을 전공한 학생인데, 스웨덴 남부의 아무도 모르는 대학에서 유하갰단다. 그 학교는 물론이고 마을 전체에 동양인이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란다. 거기서 일년을 공부하고 졸업하자마자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생각해서 집도 안가고 북동유럽과 그리스, 터키, 이집트쪽을 여행중이라고 했다.

눈이 확 트였다. 깨달음을 얻는게 이런 것이리라. 나는 2주도 안되는 기간을 혼자여행한댔더니 주위에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얘는뭐야! '우물안 개구리',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란 표현들은 바로 이런 때 쓰라고 만들어 놓은 말이다. 주위에서 만들어놓은 길을, 가라는 대로 앞만 보고 온 나에게 그 여학생의 과감함과 당돌함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는 게 혼자 여행하는 것의 재미다.

신선한 충격을 제대로 받고 자리를 떴다. 도미토리 예약을 하고 아끄로뽈리스로 향했다. 아, 돌돌이는 식당에 맡겨 두었다. 아끄로 뽈리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다소 찾기 어려웠다. 이리저리 골목길을 헤맸더니 결국 나오긴 하더라. 골목길에는 전망이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식당들이 있었다. 노천 카페를 겸하고 있는데, 둘이서 여행와서 이런데서 식사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끄로뽈리스 가는 길

파르테논 신전 앞에 섰더니 관광객들이 한무더기다. 죄다 모르는 말들을 하고 있다. 아마도 북유럽 이나 동유럽 쪽의 말인 것 같다. 여기서 광각렌즈가 위력을 발휘한다. 20mm로 놓고 촬영하니 남들보다 앞서서 촬영할 수 있구나. 대상에 다가가서 찍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 광각의 위력

그런데 슬라이드 필름을 처음 쓰는데 이렇게 테스트도 안하고 막 찍어도 되나 걱정이 슬몃 들었다. 그래서 백업으로 네가랑 디카로도 찍었는데 네가는 악평이 자자한 코닥맥스400! -_ㅜ 심히 걱정된다.

카메라를 그럴 듯한 걸 들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자기 카메라를 주면서 좀 찍어달랜다. 그래서 살갑게 찍어줬더니 서양인 특유의 오버액션(부러운 면이다)을 하면서 너무 잘 찍었다고, 고맙다고 아주 난리였다. 내심 뿌듯했다.
아끄로뽈리스 위에서 바라본 아테네의 모습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것

내려올때는 뒤쪽으로 해서 고대 아고라 쪽으로 내려왔다. 조그마한 교회(성스러운 사도의 성당)에서 프레스코화를 보고 아드리안 조각상을 비롯한 여러 조각상(아드리안 조각상은 다소 쌩뚱맞은 곳에 서있다. 잘 찾아야 할 것이다)
성스러운 사도의 성당

언덕길을 따라 휠로빠뽀스 언덕을 올랐다. 비오기 직전처럼 잔뜩 흐리고 바람이 꽤나 불었다. 한참을 오르니(계단이 잘 되어 있다) 기념비가 우뚝 서있고 뒤쪽으로는 아테네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기념비는 마치 아끄로뽈리스를 우러러 보듯이 서있다. 이 언덕 위에서는 아끄로뽈리스가 같은 눈높이로 보이기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곧잘 찾는다는데 망원이 없어서 그냥 디카로 찍었다.
우뚝선 기념비

휠로빠뽀스 언덕 위에서 본 파르테논 신전

내려오는데 그놈의 하비에르 뻬레스를 만났다. 그 놈을 만난 게 이번여행에서 유일한 실패였다. ㅋㅋ 인사를 즐겁게 주고 받다가 잠시 콜라라도 마시러 가자고 하더니 술값이 엄청 나왔다. 전형적인 수법임을 당하고 나서야 알았지 뭐.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뭐 카드로 해결하고 오늘 일정에는 더이상 미련이 없어져버렸다. 바로 기차역으로 가니 시간이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큰일을 당한 이후라 걱정이 되어 짐을 꼬옥 끌어안고 잠시 꾸벅꾸벅 졸았다.

기차가 도착했는데 표에서 어느게 좌석번호인지 모르겠더라구. 그래서 옆에 아주머니께 표를 보여주었더니 기차 뒤쪽을 가리키면서 저쪽이라는 거다. 그래서 돌돌거리며 뒤쪽 끝까지 갔는데 자리가 없었다. 어라! 근데 기차는 소리를 내면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반대쪽으로 다시 돌돌이와 함께 뛰어갔더니 제일 앞 차량에서 제일 앞 방이 내 방이었다. Oh, My!

화장실과 샤워장 바로 옆 방이어서 얼씨구나 했는데 옷 갈아입고 잠시 누웠다가 바로 잠들어버려서 샤워도 못했다 -_ㅡ

일어나니 기차는 벌써 다 왔다. 서둘러 내리다가 티셔츠를 하나 놓고 내렸는데 다행히 종착역이어서 다시 올라가 챙겨서 내려올 수 있었다.


세수만 하고 나왔는데 시간은 아침 5시 30분.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의 셋째날이자 그리스에서의 둘째날이 밝은 것이다!!

기차역을 나오긴 했는데 나를 마중나온 건 지상최고의 막막함이었다...
-------------------------To Be Continued------------------------------------

아래는 이러저러한 사진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6/12/31 02:34 2006/12/31 02:34
Trackback :: http://umzzil.com/tt/trackback/35
 이전  1 ... 153154155156157158159160161 ... 179   다음 

fotowall :: ncloud tattertools RSS Feeds today : 0   yesterday : 52
total : 10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