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산에 2주 동안 파견을 다녀왔다.
새벽 네시에 출근해서 2교대 근무가 끝나고 나면 오후 다섯시가 되는데, 저녁시간이 되면 피곤해도 잠도 잘 안 오고 시간도 아깝고 해서 무리를 지어 밖으로 다니게 되더라.
나오긴 했는데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돌아다니다가 서점을 발견했다.
그 곳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요새 들어 물밀 듯이 쏟아져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자기계발서에 이름 붙이는 방법'이랄까.
전부는 기억 못하고 그 중 기억나는 몇 가지만 돌이켜보자.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
내용은 잘 모른다. 서점에서 곱게 싸여진 껍데기만 봤으니까. 이 글의 주제가 '이름 붙이는 방법'이니 제목만 보자.
이 책 제목의 전제는 '일 잘하는 당신'이다.
회사에서 일 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를 콕 집은 제목이다.
'나는 분명히 열심히 일하고, 일도 잘 하는데 왜 인정을 못 받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봤을 화두가 아닐런지.
그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이런 제목을 보고 눈길 한 번 더 보내주지 않을 수 없으리.
자, 이번엔 자기계발서 중 재테크 지침서이다. 제목은,
머리 좋은 사람이 돈 못 버는 이유자, 뭔가 느껴지는가.
이 제목의 전제는 '머리 좋은 사람'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줄창 들어왔던 얘기가 있다.
바로 우리 어머니들의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 우리는 늘 머리는 좋다.
의식 저변에는 '난 머리는 좋은데..'라는 것이 깔려있다.
게다가 욕심도 많다. '머리는 좋다'의 전제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욕심'이 맞물리면 서점 책장을 죽 훑어 보다가도 이 책의 제목을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르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92%를 위한' 샐러리맨 회사에서 살아남기
이런!
전제가 이상하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이라니.
지금까지 봤던 작명규칙과는 좀 다르지 않은가.
피식 웃으면서 내용을 봤더니 '얄미운 동료 골탕먹이기' 등등의 내용이 있다.
자기계발서의 틈바구니에 있지만, 유머서적으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해 보일 정도로 가벼운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저런 제목이 가능한 거지.
요새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서점에 가면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의 어택을 받게 된다.
이런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에게 정말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제목과 구성, 내용도 살펴보는 꼼꼼함이 필요할 것이다.
ps) 근데 요새 책들은 왜 비닐로 싸놓는거야?
ps2) 자기 계발서는 다들 비슷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나 뿐인거야?